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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 · 2025/11

어제 접속됐던 서버가 오늘 막힌 이유

학교 와이파이에 접속할 때마다 IP가 바뀐다

"바뀌는 게 문제일까, 아니면 당연한 걸까?"

며칠 전, 학교에서 네이버 클라우드 교육을 듣다가 서버 접속 과정에서 타임아웃이 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접속되던 서버가 갑자기 들어가지지 않는 것이다.

"어제는 멀쩡했는데... 그새 서버가 죽었나?"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와이파이였으니 처음에는 당연히 서버 쪽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버 보안그룹 인바운드 규칙에서 'My IP'를 눌러보니, IP 주소가 바뀌어 있었다.
어제와는 다른 IP 값이었다.

그 후로 IP는 계속 바뀌었고, 이게 대체 왜 이러는 걸까 궁금해졌다.


IP는 고정된 주소가 아니다

흔히 IP를 집 주소에 빗대어서 생각한다. 한 번 정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처럼.

하지만 학교, 공공기관, 기업 네트워크에서는 IP는 고정된 주소가 아니라 "잠깐 붙여주고 떼는 주소" 에 가깝다.

  • 네트워크에 접속 -> IP 하나 받음.
  • 연결 종료 -> IP 반납
  • 다음에 접속 -> 같은 IP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네트워크 입장에서 중요한 건,
"접속하는 사람이 누구인 지"보다 "어디서 접속을 한 건지"에 더 가깝다.

그래서 학교같이 사용자가 계속 이동하는 환경에선 IP가 바뀌는 게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것이다.


DHCP, 자동 IP 할당의 기본 메커니즘

대부분의 학교, 기관망에서는 DHCP를 사용해 IP를 자동으로 배정한다.

DHCP는 다음과 같이 동작된다.

  1. 클라이언트가 네트워크에 접속하면서 DHCP Discover 브로드캐스트 요청을 보냄.
  2. DHCP 서버가 응답으로 DHCP Offer (사용 가능한 IP 제안)을 보냄.
  3. 클라이언트가 Offer 받은 IP를 요청하는 DHCP Request 메시지를 보냄.
  4. 서버가 최종 승인으로 DHCP ACK을 보내며 IP와 네트워크 설정을 전달.
기기 : 저 네트워크 쓸게요 !
DHCP 서버 : 넹, 이 IP 쓰세요. 시간 지나면 반납하시구요.

이런 4단계 과정(DORA)을 통해, 기기마다 고정 IP를 일일이 설정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그리고 동적으로 IP를 부여받을 수 있다.

또한, DHCP가 할당해 주는 IP는 "임대(lease)" 개념이다.
즉, 그 IP를 영구 할당받는 건 아니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반납되거나 갱신되어, 다른 기기에 넘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동 IP(Dynamic IP) 방식에서는 기기가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마다 같은 IP를 받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

결국, DHCP의 핵심은 "필요할 때 잠깐 빌려 쓰는 주소 체계" 라는 것이다.


학교, 기관에서 IP가 유독 자주 바뀌는 이유

  • 접속하는 기기가 매우 많고 수시로 바뀐다.
  • 사람과 기기가 자주 이동한다.
  • 네트워크 구성과 관리 부담을 줄여야 한다.
  • 사용자가 많아, 모두에게 고정 IP를 줄 수는 없다.

이럴 때는, 고정 IP보다 동적 IP + DHCP + IP 재활용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네트워크 관리자 입장에서도

  • IP 주소 풀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재활용 가능
  • IP 고정 설정에 따른 오류 / 관리를 피할 수 있다.
  • 한정된 IP 리소스를 절약하면서 더 많은 기기를 수용할 수 있다.

즉, 내 노트북에서 IP가 바뀌었다는 건 "대규모 환경에 맞춘 네트워크 설계"인 것이다.


내부 네트워크 구조

[노트북] → [AP] → [건물 스위치] → [코어 스위치] → [DHCP 서버]
                            ↘  [VLAN 별 IP 풀]

각 VLAN마다 범위가 다르다.

  • IT관 1층 : 10.1.0.x
  • IT관 2층 : 10.1.12.x
  • 도서관 : 10.40.x.x

같은 건물이라도 층만 달라져도 IP 대역은 달라진다.
그러니 IP가 바뀌는 건 설계된 대로 잘 작동되는 것이었다.


내부 IP가 바뀌면 '공인 IP'도 바뀐다

클라우드 보안 그룹에서 보이는 "내 IP"는 내 노트북의 사설 IP가 아니라 학교 밖으로 나갈 때 사용하는 공인 IP(Public IP)이다.

학교망에서는 VLAN이 달라지거나 다른 게이트웨이(NAT 장비)를 거치면 외부에서 보는 공인 IP가 달라질 수 있다.

즉,

  • 내부 IP가 DHCP에 의해 바뀌고
  • NAT 경로가 달라지면서
  • 결국 외부에서 보는 IP도 바뀐다.

그래서 다음 날 보안 그룹의 My IP 값이 달라지는 것이다.

내부 IP 변화 + NAT 변화 = 보안 그룹에서 보이는 IP 변화


고정 IP보다 유동 IP가 더 안전한 이유

기관망 보안은 IP 고정보다 사용자 인증 + 접속 로그가 훨씬 더 중요하다.

  • 고정 IP는 관리가 복잡하고 추적도 어렵다.
  • 유동 IP는 DHCP 로그 + 인증로그로 "누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악성 사용자가 동일 IP를 계속 쓰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즉, 보안 관점에서도 IP는 주기적으로 바뀌는 게 정상적이고 유리하다.


DHCP의 충돌 방지

이렇게 IP를 자동으로 나눠주다 보면, 중복 주소로 인한 충돌이 생기지 않을까?

DHCP 서버는 내부적으로 IP 풀을 가지고 있고,

  • 어떤 IP가 누구에게 임대(lease) 되었는지
  • 어떤 IP는 사용 중인지
  • 어떤 IP는 예약인지

이런 걸 모두 기록한다.

그리고 이미 임대된 주소는 절대로 다시 주지 않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미 임대된 주소는 다시 배정하지 않으므로, 이론상 충돌이 생기지 않는다.



어제 접속됐던 서버가 오늘 막힌 이유는, 네트워크가 고장난 게 아니라 설계대로 작동한 것이었다.

IP가 바뀐 건 DHCP가 임대를 갱신한 것이고, 그게 유동 IP 구조의 정상 동작이다. 불안정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